지난달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이후,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휴 기간을 ‘복구 골든타임’으로 삼아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복구율은 여전히 20%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복구된 시스템마저 재가동 이후 다시 셧다운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국민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복구율 20%…여전히 저조한 속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화재로 중단된 전체 647개 정부 전산시스템 중 128개(19.8%)가 10월 3일 기준 복구된 상태입니다.
핵심 시스템으로 분류되는 1등급 서비스는 21개에 그쳤으며, 나머지 대다수는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구율은 하루 사이 약 2%p 상승했지만, 전체 규모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보건복지부 대국민 서비스 일부 복구
이번 복구율 상승은 보건복지부 소관 대국민 서비스 12개 시스템의 정상화에 따른 것입니다.
복지 민원 관련 일부 서비스가 재가동되면서 국민들의 불편은 조금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재난·안전 시스템을 비롯한 다수의 중요 서비스가 멈춰 있어 ‘안전 공백’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 발생 시 즉각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안전디딤돌’과 같은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은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복구 후 셧다운 반복되는 불안정성
복구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직자 통합메일: 9월 29일 복구했으나 이틀 만에 멈춰섰고, 긴급 복구까지 1시간 22분이 걸렸습니다.
인터넷 우체국: 10월 2일 또다시 먹통이 되었으며, 9시간 37분 만에야 정상화됐습니다.
이처럼 시스템 불안정성이 반복되자 일부 부처에서는 카카오톡과 같은 민간 메신저를 업무에 병행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공공 행정망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전문가 “반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복구 목표인 ‘4주 완전 복구’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려대 임종인 명예교수: “전체 시스템을 화재 이전 상태로 복구하려면 최대 반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서울여대 김명주 교수: “시스템 하나가 안정화되는 데만 2~3개월이 소요되는데, 현재는 600개가 넘는 시스템을 사실상 다시 설치하는 상황이다.”
즉 단순한 장비 재가동 수준이 아닌, 새 서버와 백업 데이터를 연결하고 안정화하는 재설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장 투입 인력과 복구 난관
정부는 현재까지 공무원 220명, 관련 사업자 570명, 분진 제거 전문 인력 30명 등 총 8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불이 난 5층 전산실에는 전체 시스템의 절반 이상인 330여 개가 집중돼 있어, 분진 제거와 장비 교체가 선행되지 않으면 전원 가동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욱이 2~4층 시스템이 5층과 연동되어 있어, 단일 시스템 문제에도 복구가 전체적으로 지연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국민 불편과 추석 연휴 안전 공백
이번 화재로 인한 행정망 마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국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민원 처리 지연은 물론, 복지금 지급, 우편 서비스, 각종 대국민 공공 서비스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재난·안전 시스템 미복구로 인해,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복구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복구 업무에 투입된 공무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도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지난 3일 오전, 복구 지원 업무를 맡던 행정안전부 팀장급(4급)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지만, 화재 이후 장기간 이어진 복구 업무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무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정부 전산망 복구는 아직 20%에 불과하며, 복구된 시스템도 잦은 셧다운으로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휴 기간 총력 복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반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민 불편과 안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안정성 확보와 구조적 문제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